[화보] 정혜성 “‘쪽대본’ 쏟아지는 드라마 제작환경은 임기응변 능력 요구해”

[패션팀] 자신의 내면에 장군이 있다고 하는 배우가 있다. 바로 MBC ‘딱 너 같은 딸’에서 막무가내 셋째 딸로 등장하는 정혜성을 두고 말하는 것. 자신의 의지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하는’ 장군과도 같이 강하다는 것을 표현한 건데 인터뷰와 화보촬영 내내 그 말이 얼핏 이해됐다.

딱 너 같은 딸에서 정혜성이 수만 가지 모습을 드러내는 능력은 화보촬영장에서도 빛을 발했다. 청순함, 관능미, 쓸쓸함 등 가지각색 매력은 렌즈 너머로 쉼 없이 나타나 주변인을 놀라게 했다. 어떤 주문을 해도 이미 대기라도 한 듯한 표정과 포즈가 쏟아졌던 것.

그와 진행한 화보의 첫 번째 콘셉트는 미니멀룩 속 감춰진 흐트러짐이었다. 루즈핏 소라컬러 니트 속에서 그는 흐트러진 듯 안 흐트러진 듯 묘한 뇌쇄적 아름다움을 뽐냈다. 두 번째 콘셉트는 그가 가장 만족스러워 했던 오피스룩. 화이트 셔츠와 가죽 스커트라는 평범한 소재에 그의 매력이 더해지자 관능적인 미가 폭발하는 듯 했다.

마지막 콘셉트는 이른바 ‘가을비’였다. 비를 맞은 상처받은 소녀의 느낌으로 진행된 해당 콘셉트를 그는 우수에 찬 눈빛으로 완벽히 소화했다. 젖은 질감의 헤어와 아이보리 계통 원피스에 더해진 레드 트렌치코트는 늦가을 감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전에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서인영과 크라운 제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넋 놓고 본 적이 있다고도 한 그는 배우로서의 영감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얻는다고 했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나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나 결국 같은 사람이기에 그렇다는 것.

정해진 대본 없이 무대를 이끌어 가는 개그맨이나 가수와 달리 대본이 정해진 배우가 임기응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른바 ‘쪽대본’이 쏟아지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생각하면 그런 질문은 어불성설이라고 단언한 그. 빠르게 대본을 소화하고 감정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대본이 없는 것이 더 편할 정도라고 했다.

가까운 시일 내 목표는 딱 너 같은 딸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다음 작품에서도 ‘발연기’ 소리 안 듣고 무사히 해내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은 어떤 것이 주어져도 다 해내고야 마는 스타일이라며 앞으로 남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 번도 배우로서의 미래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없다는 그는 아직 8년이 남았다고 했다. 어느 한 분야의 대가가 되려면 10년을 채워야 하는데 자신은 이제 2년밖에 안됐다는 것. 그의 표현대로 ‘부산 사람의 열정’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배우 정혜성의 앞날이 기대된다.

의상: 주줌
헤어: 에이컨셉 이상화 디자이너
메이크업: 에이바이봄 박선미 원장